소음과 매연, 그리고 비싼 기름값까지. 편리한 자동차를 이용하기 위해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소음과 매연이 거의 없으면서 연료비도 적게 드는 자동차가 있다면 어떨까요? 꿈 같은 이야기라고요? 아닙니다. 이미 실용화된 전기차가 있습니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연료효율이 높은 반면 연소과정에서 유해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는데요. 다양한 유해물질 저감장치가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장기적으로 화석연료가 고갈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갈수록 연료 가격이 높아질 것은 물론이고 머지 않아 더 이상 휘발유를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전기차는 전기만을 동력으로 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배기가스나 소음이 전혀 없을뿐더러 친환경 대체발전이 가능할 경우 연료가 고갈될 염려가 없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자동차에서 기름을 뺐을(-) 뿐인데 친환경과 연료 문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지요.

사실 전기차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되었습니다. 칼 벤츠(Karl Friedrich Benz)가 “말 없이 달리는 마차를 만들겠다”며 가솔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1886년인데, 그 한참 전인 1842년에 미국에서 전기차가 운용되었고 1885년 즈음에는 브라이튼에서 전기차 택시가 운행되기도 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역사도 10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포르쉐(erdinand Porsche)는 1899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믹스테(Mixte)’를 발표했는데요. 4개의 바퀴마다 전기모터와 충전기를 내장해 각각의 바퀴가 독립 구동되고, 가솔린 엔진이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초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주도권을 내줘야 했습니다. 초기의 전기차는 충전이 안 되는 일회용 배터리를 사용했었고, 충전이 되는 베터리의 경우에는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고 크기와 무게가 상당해서 골치거리였습니다. 미셸 쉬퍼(Michelle Schiffer)가 지적한 것처럼 사업전략의 실패도 한 몫 했고요.

그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는 점차 기술의 혁신을 이룩해온 것에 반해, 전기차는 오래도록 외면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폐기된 것은 아니었지요. 내연기관 자동차의 문제점과 한계, 그리고 전기차의 가능성에 주목한 연구자와 기업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오늘날 다시 전기차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오랜 혁신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오늘날의 전기차는 과거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문제들을 하나 둘 극복해온 결과물인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가볍고 작으면서 빠르게 충전되는 배터리가 있고요. 결국 전기차는 기존의 전기차에서 약점을 뺀(-) 기술 혁신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모든 과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12년 4월 16일 UCS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는 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전기차가 오히려 지구 온난화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기차를 탄생시킨 빼기의 혁신은 이제 전기차 자체의 성능 및 연비를 제고하는 영역을 넘어, 전기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을 빼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