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먹을까?” 하루에도 몇 번은 마주하게 되는 고민거리다. 대단하거나 비싼 요리가 아니라도 좋다. 맛있는 반찬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그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직접 만들어 먹는 건 어렵고, 매번 사먹는 건 부담스럽다. 게다가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라도 자주 먹으면 물리기 마련이다.
어머니의 반찬은 좋은 음식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키고 있었다. “세상에는 어머니의 숫자만큼 최고의 음식이 존재한다”고 했던가. ‘어머니의 손맛’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깊은 맛을 낸다. 그 뿐인가? 가족의 건강과 예산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진 어머니의 반찬은 영양이나 경제적으로 매우 훌륭하다.
문제는 언제까지나 어머니의 반찬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럴 땐 동네 반찬가게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언제나 새콤달콤한 오징어 채 무침, 짭조름한 깻잎, 고소하고 바삭한 멸치볶음까지 십수가지 기본 반찬을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가게에 따라 평소에는 좀처럼 먹을 기회가 없는 특별한 종류의 반찬을 팔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품질과 가격이다. 저렴한 곳은 재료가 부실하거나 양념이 너무 강하고 ‘유기농’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곳은 매일먹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걸림돌이 된다. 무엇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 어느쪽이든 ‘엄마손’을 내걸고 있지만, 어머니의 반찬에 비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것이 바로 ‘반찬두레’다. 내 아이를 위해 만든 ‘어머니의 반찬’을 함께 만들어 서로 나눠 먹는 ‘두레’를 결성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반찬두레는 주민들을 중심으로한 생활협동조합의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몇 년 전부터는 동네 반찬가게의 형태로 구체화되었다.
그렇게 본격화된 반찬가게에서는 ‘우리 이웃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는 목표로 식재료나 요리 과정 전반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국내산 유기농 재료를 고집하는 것은 물론이고 양념의 기본인 고추장, 된장까지 모두 직접 담가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여타 유기농 반찬가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하는 곳도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우리 이웃’을 대상으로 시작된 반찬두레는 자연스레 직접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강동구의 ‘착한 밥상 맛깔손’은 매주 다문화센터에서 결혼이민자를 위한 무료 요리강좌를 열고 있고, 성미산의 ‘동네부엌’은 저소득층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최고의 음식인 어머니의 반찬에 그것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더해진 ‘반찬두레’. 반찬두레는 이제 ‘식탁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내 가족만이 아닌 우리 이웃, 그리고 마을 공동체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속의 혁신’이다. 그리고 이 모든 혁신은 ‘반찬’과 ‘두레’ 사이의 ‘작은 더하기(+)’에서 시작된 것이다.